2004 Casa Living
PRESS RELEASE/Magazine 2007/03/23 13:09
 


불화를 미술의상에 접목시키는 디자이너 이기향

그윽한 연꽃 향이 옷 속으로 스며들다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의상이 아니다. 우리네 전통 무늬가 한 필의 천  속에 흔적을 남긴다. 패션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민족정신을 알리려는 여자, 맑고 멀리 풍기는 연꽃 향내처럼 전통의 멋을 세계에 시나브로 퍼지게 하는 디자이너 이기향을 만나 보았다.


아름다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 물질우선주의의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영혼의 아름다움을 더 귀하게 여겼다. 이러한 전통 의식은 우리네 몸 속 깊이 배인 향기처럼 우리의 숨결에서, 또 작은 몸짓에서까지 묻어난다. 불화를 응용한 미술  의상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이기향의 사상은 이를 출발점으로 한다. 그의 작업실인 한성대학교 교수실에는 스텐실 염색 기법으로 연꽃무늬가 새겨진 의상들을 입힌 바디가 즐비하다. 연꽃을 모티브로 의상을 디자인하기에 이곳의 이름은 로터스(연꽃)스튜디오. “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로터스가 된 거에요. 환영합니다.”

  파격적인 불교의상 디자인으로 대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기향 교수는 현재 불교 전통 문화와 현대 미술을 패션에 접목 시키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패션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 디자이너다.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 갈 당시엔 우리나라에 대한 자존심은 하늘을 찔렀죠. 그런데 막상 미국 땅을 밟았을 때 너희 나라의 전통, 문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인식의 모자람은 저를 의기소침하게 만들더군요.”

  8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칠 때 쯤 우리의 사상과 문화 예술의 근간이 되어 왔던 불교에 대해 새롭게 인식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고, 그러면서 우리의 불교 전통 문화를 시대에 맞게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그가 의상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색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색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에 판화를 공부했지만, 제한된 색깔만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한계를 느꼈다. 그러다 의상 분야를 접하게 되었고, 불화를 만난 후 색채에 대한 갈증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삶 자체가 흥분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옷이라는 조형언어에 어떠한 이상을 담아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작품에는 연꽃무늬, 단청무늬 등 불화 속의 형상들이 또 다른 조형언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옷이란 입어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또 입은 사람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날 미국 뉴욕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공감하는 그것 자체가 건강한 에너지가 되어 이처럼 더 커다란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연꽃의 그윽한 향내를 느낄 수 있었다.

                                                                                                                                     이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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