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권의 책> 2002년 11월 26일 법보신문
DIALOGUE/My Life, My Works 2007/01/26 17:31
 

작년 여름 라다크 가는 길에 히말라야산의 나라유르 사원을 참배했다.
뜨거운 여름 풀 한 포기 밟히지 않는 척박한 산을 달려 오르내리며 덮어 쓴 누우런 먼지의 양은 상상을 초월했다. 해발 4000m를 치닫는 고도 탓에 산소 부족으로 머리 통증을 호소하는 도반들이 하나 둘 생겨날 즈음 누렇게 흙먼지를 덮어쓴 버스뒷자리에 기운 없이 앉아있던 나도 마지못해 땡볕 아래로 이끌려 갔다.
이런 곳에 도데체 뭐가 있을까?.... 남루한 절터를 예상하며 들어서는 순간 뜻밖에 시릴 만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한 붉은 빛 단청으로 채색한 티베트 사원이 눈에 들어왔다.
해 묵은 천년 고찰의 법당에는 한편으로 나로빠가 수행했다는 동굴이 이어져 있었고 불단 앞에는 그의 스승인 틸로빠의 조상이 모셔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엎드려 오체투지하면서 틸로빠가 읊었던 깨달음의 시 <마하무드라의 노래>가 떠올랐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로 서가에 꽂혀있는 <마하무드라의 노래>를 다시 펼쳐 들었다.
표지 빛깔만큼이나 부드럽고 자상한 안내서였던 책이 이제는 티베트 현장의 생생한 감동까지 가져다 준다.   저자인 한바다님은 천년전  인간 정신의 최정점에 도달했던 틸로빠가 그의 제자 나로빠에게 전해준 사랑과 깨달음을 노래한 시를 통해 함께 여행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틸로빠는 지고의 깨달음에 대한 통찰과 깨달음이 일어나는 과정, 그리고 삶의 체험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아름다운 시의 형태를 빌어 노래한다.

저자는  천년 전 위대한 스승으로 추앙받고 있는 제자 나로빠에게 때론 가혹하리 만큼 자비로운 방편으로 깨달음의 길을 일러준  틸로빠처럼 바로 이 시대의 독자들을 위해 온 정성을 다하여 삶을 사랑으로 이끄는 자비의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읽어 내려갈수록 강력한 이끌림이 있었고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책을 읽으며 내내 감동을 놓치지 않았던 큰 이유도 그가 자신의 수행에서 체득한 것을 독자를 독려하며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감사와 우리를 끝없는 희망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는 그의 친절한 수고 덕분에 책을 손에서 떼어도 그의 자비는 잔잔한 감동의 에너지로 남아있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동경하는 이들에게는 진정으로 고마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최고의 깨달음에 도달한 스승이 제자에게 깨달음 이후의 삶을 조화로 이끌어줄 비전을 제시한 것을 느끼고 그 과정이 자신의 변화의 흐름과 흡사하여 인간이 걸어가는 깨달음의 경지가 보편적이라는 감동과 함께 전율이 밀려왔다고 고백한다.
이 부분이야말로 진정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진리를 사랑하는 법보 신문 독자 여러분께도 이 한 권의 책이 가슴에 있는 빛을 깨워내 혼란한 현실의 방향타가 되어줄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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