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도반예술가와
DIALOGUE/My Life, My Works 2007/01/26 17:41
 
"외로운 길, 도반과 함께 극복해야죠"

미술의상 디자이너 이기향 교수와 사진작가 최배문씨
사찰 순례- 함께 수행하며 새로운 불교예술 도모

‘벗 사이에는 세 가지 긴요한 일(要法)이 있다. 첫째는 과실을 보면 서로 깨우쳐 충고함이요, 둘째는 공덕이 되는 일을 보면 깊이 따라서 기뻐함이요, 셋째는 불행이 있을 때에 서로 버리지 않음이다’ 〈인과경〉
불교적 컨셒의 전달을 작품의 화두로 삼고 있는 한성대학교 예술대학의 이 기향 교수와 사진가 최 智眼.
두 작가가 미술적 동지로서 인연을 맺게 된 사연과 그 이후 함께 엮어나가고 있는 수행의 길, 작업이야기를 들으며 기자는 위의 경구를 떠올렸다.

이 교수와 최 작가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3년 4월. 당시 이 교수는 4년째 화엄경을 주제로 한 미술 의상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높고 심오한 화엄경의 세계를 아름다운 예술의상으로 한눈에, 단박에 느끼게 한다는 그 엄청난 작업의 막바지에서 언제나처럼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 난관. 작품을 시각 매체로 남기는 문제였다. 의상 속에 깃든 심오한 의미를 제대로 읽고 전달해 줄 작가를 만나기가 언제나처럼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건너 건너서 최 작가와 연결되었는데, 광고 사진계에서 주로 활동해왔다는 이 젊은이가 작품을 출산한 작가만큼이나 작품을 소중히 여기며 무려 석 달에 걸쳐 사진 작업을 준비하더란다.

“지안을 만나고서부터 제 작품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요. 촬영 전에 서로의 생각과 해석을 바탕으로 많은 의견 교환이 선행되므로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보이고 저 스스로도 신명이 나서 더욱 열심히 작업하게 된답니다.”(이기향 교수)

“이교수님 덕분에 불교적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제가 찾던 바로 그런 세계였습니다. 불교라 하면 매우 무겁고 근엄한 종교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친근하고 밝은 면이 많아요. 불교 세계를 다큐멘타리 시각으로 보는 작업을 하고 싶었고, 이제 조금씩 그런 부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지안)

최 작가의 성원에 힘입어 이기향 교수는 전시회와 함께 화엄경과 불교의상의 만남을 주제로보기 드문 작품집 『華 의 구도기행』을 펴냈다. 최 작가는 이 교수에게 첫 번째 관객이자 냉정한 평론가가 되었으며 이 교수는 사회적으로는 한참이나 후배인 젊은 작가의 감각을 자신의 작품세계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로 즐겁게,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최 작가는 수행에 관심을 두어 보라는 이 교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서초동 지혜선원에 드나들며 위빠사나 수행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 오는 2006년경 염주전을 열 계획인 ‘우리는 선우’ 집행부와 함께 지난 해부터 전국의 크고 작은 절을 찾아 다니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맑은 수행자를 찾아 숨은 도인들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내고 있다.

“이교수님의 ‘華’작업을 하면서 한국의 정신 세계를 이끌고 내려온 불교를 만날 수 있었음이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깨달음의 길을 가는 분들의 맑은 모습을 담은 자료들이 흔하지 않음을 알게 되고 살아있는 불교 문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스님들의 모습을 기록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많은 시간과 품이 드는 일이라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만 즐겁고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사진가 지안은 말한다.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불교의 이상이 넘치는 천상의 옷을 지어보겠다고 나선 한 사람의 발원이 씨앗이 되어, 부처님 앞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수행의 향기를 담아 가슴을 울리는 불교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는 또 다른 꽃을 피우려 한다. 어려운 경전을 오래 공부해야 하는 불교가 아니라, 보는 즉시 염화미소를 머금을 수 있도록, 쉽고 감동적인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만들어 보이겠다는 불자 예술가들의 야심찬 의지가 마침내는 심산유곡에 숨어 지내시는 덕 높으신 스승님들의 모습을 찾아내고 있다.
우리 곁에 다가 올  정감있는 수묵담채로 열매 맺으며….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
이기향교수 수정

<2005-02-02/790호>

입력일 : 2005-02-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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