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9 행복이 가득한 집
PRESS RELEASE/Magazine 2007/02/23 23:48
 

불교와 인체의 만남을 시도하는 미술의상 작가, 이기향


부처의 설법으로 우리문화의 향기를 전한다


십몇 년 전, 미국이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야 닿을 수 있는 먼 곳이었을 때. 그곳에서 의상을 공부하던 이기향은 “너희 나라의 전통, 문화는 어떠냐?”는 교수의 질문에 당황해야 했다. 러시아 장학관 앞에 선 퀴리 부인처럼 그녀는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 충격은 상당히 오래 갔고, 타 분야보다 현격하게 독창적이어야 하는 미술의상을 전공으로 택한 그녀에게 우리 전통 인식의 부재(不在)는 그녀의 아킬레스건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오랫동안 가져온 딜레마를 해결한 열쇠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귀국 후 시댁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독실한 불교 신자인 시어머니를 통해 불교에 접했던 것이다. 남편과 함께 교리를 들으러 다니면서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불교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고, 불교를 통해 우리 문화의 독창성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보자는 욕심을 품게 되었다.

그 후 10여년. 이기향은 불교와 인체가 만나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영취산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불교 전통의 나비무 의상을 조형성이 강한 미술의상으로 승화시켰으며, 불교의 종교의식인 영산재에 등장하는 찬탄과 공양의 대상들을 직물을 통해 디자인했다. 전통 지화(指畵)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종이꽃과 팔상번을 의미하는 천을 이용하는 등 전통 소재를 설치 미술에 도입한 점도 흥미롭다. 물론 이는 모두 그간 크고 작은 전시회를 통해 불교와 의상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해온 결과이다.

“부처나 사천왕, 단청, 연꽃 등을 모티브로 해서 프린팅을 했어요. 일부는 불화속의 구체적인 문양을 사용했고, 일부는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했습니다.”

이 의상들의 특징은 미술의상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입을 수 있다는 점. 미술의상이 오브제로 취급될 정도로 ‘보여주기’에 철저한 데 비해 지극히 인체를 위해 만들었다. 외상을 입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에서 출발해야 하고, 미술적 접근으로 인체를 아름답게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 사람이 속한 문화의 향기와 정체감을 전달하는, 즉 기능성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정신세계를 이야기하는 옷이 바로 이기향이 추구하는 옷이다.   글 이지희 기자  사진 김용철 기자


이기향은 현재 한성대 의생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9월 1일부터 7일까지 ‘영취산의 하루’라는 주제로 대학로 목금토 갤러리에서 의상 전시회와 쇼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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