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12월 CLEAR MIND
PRESS RELEASE/Magazine 2007/06/27 01:52
 


                                "붓다를 향한 그리움, 우리는 그것을 불교예술이라 부른다"




숨이 턱 막힐 듯한 세계문화유산들은 대부분 종교적 신념의 소산물이다. 인간의 애증과 희로애락을 넘어서고 철학과 사상까지도 넘어선 종교는 인류의 가장 차원 높은 정신세계를 표출하고자 하는 예술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날의 예술도 다르지 않다.  깊은 영혼의 울림을 갈구하는 예술가들은 불교를 통해 그들의 작품에 피를 돌게 하고, 관념 속의 종교는 그들을 통해 새로운 옷을 입는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경지를 깨달아 작품 안에 수준 높은 예술혼을 불어넣는 무용가, 음악가, 미술가들은 어떤 영감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글 오시환



텅 빈 자리를 찾아가는 전통무용가 이선옥


붓다의 스토리를 극화시키는 ‘바라 오페라단’


붓다가 깨달음을 얻어 다섯 제자에게 첫 가르침을 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끝없는 애욕과 유흥에 지쳐 이 세상 모두가 한심하게 보인 나머지 정처없이 새벽녘을 헤매던 야사시와 붓다가 마주친다. 붓다와 만난 야사시는 붓다의 가르침에 그대로 귀가 열려 일곱 번째 아라한이 되었다.

그 뒤를 따라온 야사시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붓다의 가르침을 듣자 곧 귀의하여 첫 재가신도가 되었다. 바로 최초의 남성 재가신도와 여성 재가신도의 탄생이었다. 그러부터 전 세계를 통해 셀 수 없을 만큼의 재가자들이 탄생하여 붓다의 열반 후 2500여 년 동안 불․법․승 삼보의 세 기둥 가운데 하나를 굳건히 받쳐온 것이다.

재가신도들은 붓다가 열반하자 붓다가 살아계실 때의 그 자리를 몹시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뿐. 붓다와 붓다의 가르침을 감히 그려낼 수 없엇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자 사람들은 그 분의 가르침과 그 분의 모습을 상상과 재능을 통해 표현해내기 시작했다. 사람의 힘으로는 도무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어마어마한 석굴의 유적, 탑, 불상, 마애불과 사찰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재가신도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불교문화라고 부른다. 그러나 과거의 오랜 전통을 가진 것들만이 불교문화라고 불려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시각적 감동을 선사하는 디자이너 이기향


“불교문화는 변화입니다.”

‘영취산의 환희’라는 제목으로 미술의상 전시회를 열은 바 있는 이기향 교수(한성대 예술대학 의생활학부)는 불교문화에 대해 이렇게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는 테크닉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그것을 이론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붓다의 사상과 가르침에 우리들의 전문적인 테크닉이 적용된다면 그야말로 멋진 컨텐츠가 되는 것이죠. 비주얼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 안에 핵심사상이 없으면 컨텐츠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멋진 컨텐츠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것이죠.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 그것이 바로 불교문화가 추구해야 하는 것이에요.”

이기향 교수는 경전에 있는 어렵고 심오한 문자들을 형상화해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는 이 일이 정말 보람있고 즐겁다고 말한다.

“붓다의 생각을 현대를 살아가는 시각으로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자꾸 하다 보니 너무나 할 게 많아요. 붓다의 가르침 속에는 참으로 많은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들은 세계하고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불교는 한국에만 적용되는 가르침이 아닙니다.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를 포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더욱 감동적인 것이 되는 것이죠.”

세계화라고 하는 것은 나와 남이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지닌 고유한 색깔을 서로 주고받으며 감동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기향 교수는 불교문화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의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슬픔들을 붓다의 자비심으로 풀어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붓다를 향한 재가자들의 재능은 과거에 세워진 전통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샘솟고 있다. 이렇듯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고뇌를 자기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표현해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수준 높은 불교문화를 세우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다 같이 입을 모아 한결 같이 이야기한다.

“세계의 중심이 되려면 나를 가장 잘 알아야 된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세계 또한 둘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나를 잘 아는 방법은 붓다의 가르침이 그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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