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26. 매경 ECONOMY
PRESS RELEASE/Magazine 2008/06/04 21:08
 







이색 전시회 연
이기향 한성대 예술대학원장

작품 보면 창조경영 아이디어 저절로 나와



서구미인의 몸에 탱화가 그려져 있다. 눈을 지그시 감은 여인과 탱화 속 눈을 부릅뜬 아귀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의류패션산업전공 교수의 전시회라면 당연히 패션쇼를 떠올렸을 법한 일반 관람객들에게 이 그림은 묘한 지적 호기심을 갖게 한다. 다른 작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로 구현된 작품들은 젊은이들의 발걸음도 멈추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최근 서울 광화문갤러리에서 '我! 나, 훔쳐보기'란 이색 전시회를 연 이기향 한성대 의생활학부 교수(53)는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 탐욕과 절제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을 둘러싼 정신세계는 매우 복합적"이라며 "특히 소위 S라인으로 대변되는 여성 이미지의 상업적 소비 이면에 녹아있는 참다운 '나'를 이번 기획전을 통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소학과 졸업, 유학시절 판화와 패션 공부, 귀국 후 불교철학 심취, 미국 연극대학 방문교수, 그리고 지금의 예술대학원장까지. 하나로 요약되지 않는 범상치 않은 그의 이력을 되짚어보면 교수의 길 이전에 구도자의 길을 연상케 된다.

디지털 기반의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상상

  이번 전시 역시 이런 그의 다양한 관심사가 녹아들었다.
  4년간 6명의 외국 모델을 쓰고 사진, 동영상 촬영, 보디페인팅 전문가를 섭외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새로운 기기에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그와 전문 기술진들 사이에서 오는 소통의 과정에서 때로는 아쉬움을, 때로는 희열을 느꼈다는 그는 예술 역시 경영과 마찬가지로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창조경영의 중요성을 이번 준비과정에서 실감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리더가 조직의 창조성을 극대화한다는데 그 경지까지는 오르지 못했다고 봐요.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다면 기술적 문제는 어느 정도 받쳐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상상이 현실에서 드러날 수 있도록 리더의 역할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번 전시에서 그가 관객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건 뭘까. 자신의 몸이지만 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인 눈을 통해 새로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 하나, 왜곡된 성관념에서 벗어나 불교철학의 '공'사상처럼 육체의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정신적 평화와 안정을 작품을 통해 모색해보는 것이 두 번째다.
  "다음에는 동성애자 등 소외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들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정화된 무대 속에서 패션과 디지털, 불교라는 키워드가 움직이는 모델을 통해 구현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융복합이 화두인 시대에 부합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 교수에게서 창조경영, 컨버전스 경영을 배운다는 CEO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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